제목 그대로, 지하 실험실에서 괴물에게 먹이를 주면 되는 게임, 엔티티 룸(Entity Room)이다. '엔티티'의 사전적 정의는 실체, 본질, 존재, 자주적인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정의되지 않은 무언가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게임 내에선 정체불명의 괴물이 등장하기에 이 괴물을 엔티티라고 지칭한다.
엔티티 룸은 짧은 분량의 공포 게임이다. 괴물이 주인공을 쫓아온다거나 정체불명의 세력이 주인공을 죽이려든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게임 특유의 칙칙한 색감과 괴물에게 인간을 먹이를 주는 행동들이나 이후 "찌꺼기"를 치우는 행위 그 자체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나는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과정 그 자체가 공포라고 생각했다.
괴물은 제어실 너머 거대한 철제 문으로 막혀있는 방에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문 하나를 두고 식인괴물을 관리하는 것이다. 어딘가 허술해보이고 안전해 보이지 않는 환경으로 인해 갑자기 괴물이 튀어나오진 않을까한느 상상에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보통 영화에서 괴물이 탈출하고 나서 죽이거나 잡아먹는 인물 1순위가 바로 이런 관리직이다.
유저가 할 일은 괴물이 있는 엔티티룸 이외에 먹이가 들어있는 룸1, 룸2, 룸3 등 다른 방들의 문을 열어 괴물을 먹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먹이는 바로 인간. 제어실 내 컴퓨터로 오는 메일에 의하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고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이 "먹이"들이 범죄자인지, 혹시 지금 주인공처럼 이전에는 시설 관리자였지만 토사구팽 당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괴물과 연결된 방은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 다만 "식사"가 끝난 후엔, 피와 살점, 내장 등의 잔해가 남는 걸 볼 수 있다.
괴물에게 먹이도 줬고, 안전을 위해 괴물과 연결된 문을 닫은 뒤 남은 잔해들을 청소하면 된다.
괴물에게 먹이를 주고 식사가 끝나면 잔해를 치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다. 하지만 그 행위들에 담겨 있는 끔찍함이 이 게임의 공포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많은 영화와 만화, 소설에서 그랬듯이, 이런 비밀 실험실의 말단직들의 끝은 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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