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를 통한 색다른 탐험 - 스캐너 솜버(Scanner Sombre)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동굴과 유적을 스캐너 하나에 의지해 탐험하는 게임, 스캐너 솜버(Scanner Sombre)다.
우선, 이 게임은 눈 앞의 사물과 지형을 바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시커먼 어둠 뿐이다. 오로지 스캔을 통해서 앞을 볼 수 있다. 게임 내의 스캔은 전방에 일정하게 점들을 쏘아서 색을 입히듯이 진행된다.
이 게임에서 스캔을 하는 것은 이미 있는 지형을 탐색해서 드러낸다기보단, 오히려 내가 지형을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이었다. 시커먼 공간 속을 한번에 쫙 스캔하면 또 그 나름의 쾌감 역시 있었다.
스캔이 주는 재미는 꽤 새로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끄트머리를 스캔해 길을 찾을 수도 있었고,
암벽과 돌 뿐인 줄 알았던 동굴에서 강이나 유적 등 뜻밖의 장관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 게임이 단순히 동굴 속에서 길 찾기만을 하는 게임이었더라면 큰 흥미를 주지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예상치도 못 한 거대한 유적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 탐험할 수 있던 것은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게임 내에서 물 속으로 들어가면 스캐너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화면에 노이즈가 낀다. 게임오버가 되진 않지만, 유저를 굉장히 불안하게 만든다.
빛 하나 들지 않는 시커먼 동굴 속에서 길을 찾으며 방황하는 상황은 게임이 아니라면 꽤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동굴에 사는 야생동물이 나를 덮치진 않을까, 아니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괴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상상하게 한다. 이것을 개발진 쪽에서도 알았는지, 게임 내엔 짧지만 유저의 가슴을 졸이는 괴물이 나타나는 구간이 존재한다.
바로 물 위에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이다. 유저가 물에 들어가면 나는 "첨벙" 소리를 인지하면 천천히 일어나는데, 그 때마다 내는 비명 소리가 상당히 무섭다. 게다가 괴물을 스캔하지 못 한 상황이라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기에 굉장히 무섭다. 괴물에게 들키지 않으려 어떻게든 강가를 피해서 움직여야 한다.
어둠 속을 스캔하며 괴물이 있는 강가와 거대한 지하 유적과 동굴을 탐험하는 것은 정말, 의외의 재미가 있었다.